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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타이포잔치 – 타이포그래피와 사물〉에서 만나는 더치 디자인

10월 9일 한글날을 맞은 오늘, 문화역서울 284는 다양한 타이포그래피와 물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10월 5일 개막한 세계 유일의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2019 타이포잔치가 진행 중이랍니다. 올해 주제는, 타이포그래피와 사물: 만화경과 다면체와 시계와 모서리와 잡동사니와 식물들’로 진달래&박우혁 디자이너가 예술감독을 맡았습니다. 다양하게 표현된 아름다운 한글도 만날 수 있고, 세계 곳곳의 다양한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사물을 만날 수 있답니다.

혁신적이고 유머러스한 디자인의 나라 네덜란드 답게, 그래픽 디자인의 거장 카럴 마르턴스(Karel Marterns), 디자인 스튜디오 토닉(Thonik) 등 여러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의 작품들도 전시되고 있습니다. Dutch Culture Korea에서 2019 타이포잔치에서 만날 수 있는 네덜란드 디자이너와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2019 타이포잔치: 6회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Typojanchi 2019: 6th International Typography Biennal

  • 전시기간: 2019. 10. 5(토) – 2019. 11. 3(일)
  • 전시장소: 문화역서울 284

2019 타이포잔치의 자세한 프로그램과 작품, 참여 작가에 대한 내용은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을 통해서 확인 가능합니다. 특히 ‘모바일 도슨트’가 있어, 관람객들은 각자의 모바일 디바이스를 이용해 쉽게 작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001부터 195까지 전시장에 표시된 작품의 고유한 번호를 웹사이트(www.typojanchi-000.org)에 입력해 작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본 사이트는 모바일 기기로만 확인 가능합니다.)

(2019 타이포잔치 개요 – 출처: 타이포잔치 홈페이지)

‘2019 타이포잔치, 타이포그래피와 사물’은 글자와 사물이 만나는 몇 가지 방법들에 대해서다.

사물로 하는 타이포그래피, 사물의 모양을 빌린 글자들, 한 개의 사물과 타이포그래피, 사물과 타이포그래피의 여러 이야기,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물건에 대해서이며, 시작과 끝이 없이 순환하는 사물과 타이포그래피의 공통점에 대해서다.

대부분의 글자는 몇 개의 기호들을 조합해 수없이 많은 낱말들을 만들어낸다. 글자가 주요 재료인 타이포그래피도 같은 원리다. 타이포그래피는 글을 분리하고, 분류하고, 결합하고, 배열해 규칙을 만드는 행위다. 사물의 원리는 어떠한가? 우주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문화와 역사는 무질서에서 규칙을 찾는 과정이었다. 서로 공명하는 인간의 사고방식과 우주의 법칙에 따라 우리 문화 속 대부분의 사물은 조합의 규칙에 의해 탄생했다. 건축물이나 기계류 같은 구체적인 것들이나, 수학이나 음악 같은 추상적인 것들 모두 조합의 규칙에 따라 창조된다.

글자는 사물을 기호화한 것이며, 동시에 사물 그 자체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글자는 조합의 규칙이 가장 두드러지는 사물이기도 하다. 우리는 타이포그래피의 핵심인 분해와 조립을 단서로 글자와 사물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려 한다.

타이포그래피는 원래 글자 사용법이지만, 그 행위를 중심에 놓고 본다면, 사물로 하는 타이포그래피도 가능할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날의 타이포그래피는 더이상 글자 사용 유무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글자가 유일한 재료였던 타이포그래피는 이제 그림, 사진, 기호, 움직임, 소리 등 모든 것을 재료로 삼는다.

‘타이포잔치 2019, 타이포그래피와 사물’은 만화경, 다면체, 시계, 모서리, 잡동사니, 식물들 등 총 6개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얼핏 관련짓기 어려워 보이는 6개의 소주제들은 타이포그래피가 사물과 만나는 여러 방식을 상징하는 사물들의 이름을 빌었다.

– 예술감독 진달래&박우혁

식물들: 순환의 사물, 순환의 타이포그래피

낱자가 모여 낱말로, 낱말이 모여 글줄로, 글줄이 모여 글이 됩니다. ‘식물들’에서는 작은 조각이 다음의 큰 조각으로, 그 조각이 다음의 더 큰 조각으로 이어지는 타이포그래피의 순환 구조와 그것을 그대로 닮은 자연의 순환을 병치해 탐구합니다. 순환의 구조가 두드러지는 한글을 중심으로 다양한 언어의 활자들을 수집해 낱자부터 텍스트까지 이어지는 순환의 풍경이 나타나는 활자의 숲을 구성합니다. 특별히 타입 디자인의 새로운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베리어블 폰트를 소개합니다.

[알렉산드라 사뮬렌코바(Aleksandra Samulenkova)]

알렉산드라 사뮬렌코바는 라트비아 출신 디자이너로 현재 네덜란드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는 리가와 베를린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했고, 헤이그왕립예술학교의 타입미디어 석사 과정을 졸업했습니다. 수상 경력에 빛나는 그의 활자체 파일럿은 최근 디자인된 활자로는 드물게 금속으로 주조됩니다. 알렉산드라는 베를린의 루카스폰츠에서 서체 디자이너로 몇 년간 일하다가 2017년 초 네덜란드로 건너가 볼드 먼데이에 합류해 IBM 플렉스 글자가족(IBM Plex type family)의 키릴 문자와 그리스 문자 확장 작업을 맡았습니다. 알렉산드라는 라틴과 키릴 문자 사용자로서 이 문자들을 토대로 하는 타이포그래피 전통의 기원에 깊은 관심이 있습니다.

(현장사진)
  •  IBM 플렉스 세리프 키릴 볼드(IBM Plex Serif Cyrillic)

〈IBM 플렉스 세리프〉(활자숲)는 볼드 먼데이 팀 그리고 IBM의 수장인 마이크 아빙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개발되었다. 알렉산드라 사뮬렌코바는 IBM 플렉스 산스, 세리프 그리고 모노의 키릴 확장 서체를 제작하기 위해 볼드 먼데이에 합류했다. 이 서체는 IBM의 정신과 역사를 계승하고 인간과 기계 사이의 독특한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제작되었고, 이는 세기가 바뀐 이래로 지속된 IBM의 가장 중요한 테마다.
– 타공(벽면), 1674×370 디지털 영상, 1280×800, 2019

[유스트 반 로썸 × 알렉산드라 사뮬렌코바(Just van Rossum, Aleksandra Samulenkova)]

유트 반 로썸(1966년 생)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과 프로그램의 교차점에서 일합니다. 그는 코드화된 애니메이션과 역동적인 타이포그래피에 열광합니다. 1990년 에릭 반 블로크랜드와 함께 스스로 변화하는 서체인 비오울프를 개발했습니다. 그보다 더 최근에는 그래픽 디자이너 한셔 반 할렘(Hansje van Halem)과 함께 로우랜드 페스티벌(Lowlands festival)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협업을 진행했습니다.  (로우랜드 페스티벌 포스트 살펴보기) 독립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하고 있으며, 헤이그 왕립예술학교(KABK)에 출강하고 네덜란드 하를럼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Typojanchi 홈페이지)
  • 리아나 (폰트명 미정)
    〈리아나〉(폰트명 미정, 배리어블 타입 쇼) 알렉산드라 사뮬렌코바와 유트 반 로썸은 가벼운 접근으로 프로젝트 〈리아나〉를 시작했다. 손으로 우아하게 그려진 스템을 나선형으로 휘감는 알고리즘 드로잉이었다. 얼마 후, 새로운 글꼴은 본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라나서, 16메가 바이트에 달하는 162개의 바탕글을 개발해야 했던 제작자들은 질식할 뻔했지만, 가까스로 10 글자를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리아나로 읽히는 두 개의 단어 ‘Лиана’(키릴 문자/러시아어)와 ‘Liana’(라틴 문자/영어)를 조합하기에는 딱 적당했다.
  • 디지털 영상, 1280×800, 2019

잡동사니: 타이포그래피와 관련된 물건

거리의 표지판에서 필통 속의 문구류들까지, 우리 생활 속 어디에나 글자들이 있습니다. ‘잡동사니’에서는 옛날 활자, 타이포그래피 도구, 글자 모양의 가구나 장난감, 글자 비누, 학습 도구, 놀이 도구 등 다양한 물건들을 수집하고, 분류합니다. ‘잡동사니’에서는 일상의 물건부터 전문적인 용품까지 가장 직관적인 사물과 타이포그래피의 예들을 볼수 있습니다. 또, 이와 관련된 새로운 물건을 기획하고 제작한 결과물들도 전시됩니다.

[펠릭스 설루트 (Felix Salut)]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펠릭스 설루트는 암스테르담에 기반을 둔 창의적인 레이블이자 실험적인 디자인 스튜디오입니다. 펠릭스 설루트는 타이포그래피와 그래픽 디자인을 바탕으로 디자인, 패션, 시각 미술등 분야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작업 분야는 패션부터 액세서리, 디자인 오브젝트, 영화, 서체, 인쇄물까지 다양합니다. 그는 COS, 바우하우스 데사우,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Stedelijk Museum Amsterdam), 뭉크 미술관(오슬로), 아이콘 갤러리(버밍엄), 노팅엄 컨템포러리, 케트살 아트센터 (포르투갈), 파스크아트센터 (스위스), 아넷 겔릭 갤러리(Annet Gelink Gallery, 암스테르담), 필라 코리아스 갤러리 (런던), 더 아펄 아트 센터 (암스테르담), 쿤스트할레 말모, 로스엔젤레스 아트 북 페어, 픽처 룸(뉴욕), ABN AMRO 암스테르담 은행 등을 위해 작업했고, 마리아 바나스, 디나 데니쉬, 로저 하이언스, 알렉산드라 레이카우프, 아밀리아 피카, 탈라 마다니, 너새니얼 멜로스, 윌프리도 프리에토 등의 작가들과 협업했습니다. 펠릭스 설루트는 2003년 헤릿 리트펠트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2005년 베르크플라츠 타이포그래피를 중퇴한 이후 발터 티만상(Walter Tiemann Prize), 몬드리안 재단(Mondriaan Fund / Mondriaanfonds), 크리에이티브 인더스트리즈 펀드(Creative Industries Fund NL / Stimuleringsfonds), 암스테르담 예술 지원(AFK), 스위스 디자인 어워드 등에서 우수한 출판물에 주어지는 다양한 상을 수상했습니다. 현재 그는 암스테르담의 헤리트 리트펠트 아카데미(Gerrit Rietveld Academy)와 리옹의 에콜 데 보자르에 디자인 강사로 출강하고 있습니다.

(현장사진)
(타이포잔치 2019 홈페이지)
  • 갈라파고스 게임 (포켓 버전)

〈갈라파고스 게임〉은 자체 학습의 원리를 통해 발견의 기쁨을 가르쳐준다. 이 게임의 포켓 버전은 아홉 개의 서로 다른 기하학적 형태로 인쇄된 54개의 빌딩 블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빌딩 블록들의 배치로 글자, 단어, 더 나아가 추상적이고 예술적인 표현들까지 무한한 조합이 가능하다. 블록들은 흰 아크릴로 제작되었고 실크스크린으로 파란색을 입혔다.
– 아크릴에 실크스크린 / 각 25×25×3 mm

[토닉(Thonik)]

토닉은 그래픽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영상 디자인에 중점을 둔 비주얼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전문으로 합니다. 전략적인 접근법과 양질의 디자인 그리고 광범위한 매체에 대한 적극적인 탐구를 결합하려 합니다. 토닉의 스타일은 매력적인 동시에 효과적입니다. 명확한 개념은 간결한 방법을 통해 전달됩니다. 토닉은 무정부적인 성향이 있고, 각각의 프로젝트를 실험의 기회로 여깁니다. 토닉은 중국 선전 바이-시티 도시/건축비엔날레(UABB), 난징 유스 페스티벌,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 보닝언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도쿄 스파이럴 아트센터, 독일 마르타 헤르포드 박물관, 베니스 건축비엔날레, 상하이 파워스테이션 오브 아트, 2012년 벨기에에서 개최된 마니페스타 9(Manifesta 9), 홀란드 페스티벌(Holland Festival) 등 다양한 문화 기관의 시각적 아이덴티티를 만들었고, 커뮤니케이션 콘셉트와 홍보 캠페인을 개발했습니다. 네덜란드 중앙 정부, 지방의회, 암스테르담 공공 도서관, 방송사 VPRO와 네덜란드 사회당(SP) 등의 국가 기관과도 협력했습니다. 이러한 정치 기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이 어떠한 방식으로 정치적 논의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토닉은 2008년 상하이 미술관에서 그들의 첫 회고전 《Power》를 열었습니다. 같은 해 베니스 건축비엔날레에서 그래픽 태피스트리 설치를 맡았다습니. 또한 스파이럴 아트센터 도쿄, 네덜란드 문화 센터(Institut Néerlandais), 갤러리 아나통(파리), 스페라(교토), 북 브라반트의 판 아베 미술관(Van Abbemuseum)에서 개인전을 가졌습니다. 토닉은 최근 아론 뱃스키, 아드리안 쇼네시 그리고 거트 스타알의 도움을 받아 스위스 라스 뮬러에서 『우리는 왜 디자인하는가』라는 제목의 디자인 동기 부여에 대한 책을 출간 했습니다.

(현장사진)
  • Bi-City Biennale of Urbanism\Architecture, Shenzhen, China, 2015

제6회 중국 선전 바이-시티 도시/건축비엔날레(UABB)의 시각 디자인은 행사의 주제였던 ‘재사용’을 토대로 하고 있다. 토닉은 UABB의 전체적인 그래픽 언어를 재사용했고, 도시 환경에 밝은 파란색과 주황색을 더해 강조했다. 새로운 로고는 두 글자 ‘RE’로 줄여 주제를 나타내고 강조했다. 영감: 제6회 중국 선전 바이-시티 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는 ‘도시 다시 살기’였다. 이 행사는 대규모의 도시 계획보다는 수렵 생활의 정신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방식의 도시 개념을 연구하고 주장한다. 실행 방법: 토닉은 수렵-채집인을 상징하는 직조 가방을 디자인해 지역의 일상적인 세련되지 않은 장소에 비치해 비엔날레 주제의 영감이 될 수 있게 했다. 선전 지역 주민들이 매고 다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은 더 넓은 소통의 중심에 있다. 시노그래피를 위해서는, 엮어 만든 글자 벽을 이용해 전시의 챕터를 구분하고자 했다.
– 직조 가방, 80x45cm, 2015

[카럴 마르턴스(Karel Martens)]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카럴 마르턴스(Karl Martens)는 지난 2018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며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스스로를 타이포그래퍼로 칭하는 카럴 마르턴스는 프린트 기반의 책 작업을 중심으로 SUN 출판사와의 작업과 건축 잡지 오아서 OASE의 작업으로 유명하며, 네덜란드의 동전, 우표, 전화카드를 디자인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교육자로서 네덜란드 아른헴에 위치한 베르크플라츠 티포흐라피(Werkplaats Typografie)를 1998년 공동 설립했으며, 예일 대학교 미술 대학 및 기타 유수 대학에 출강하며 디자인 교육에 힘써왔습니다.

(현장 사진)
  • PTT Telekom 전화카드, 공중전화 카드 세트
    카럴 마르턴스가 디자인 한 공중전화 카드 세트.

다양한 사물 속 타이포그래피 그리고 타이포그래피를 표현하는 사물들을 찾는 재미가 있는 축제 2019타이포잔치에서 만날 수 있는 네덜란드 디자이너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2019타이포잔치가 열리는 11월 3일까지 한 달간 문화역서울 284는 타이포그래피로 가득차고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들과 이벤트들이 함께합니다.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하고 있는 ‘글자’를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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