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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Type)에서 아이덴티티를 창조하다. Thonik

“컨셉이 좋다면, 나머지는 따라올 것이다.(If the concept is good, the rest will follow.)”

모든 작업을 이 한 마디로 통합시킬 수 있는 디자인 철학을 갖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가 있습니다. 주로 ‘글자(type)’를 통해 아이덴티티를 부여하고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을 이끌어내는 ‘토닉(Thonik)’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혁신적이고 세련된 그래픽 디자인의 선두주자, 네덜란드는 물론 국경 너머 세계에서도 그 명성을 자랑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토닉(Thonik)’을 소개합니다. :)

 

Thonik

Thonik

© Thonik

토닉(Thonik)은 암스테르담을 기반으로 한 디자이너 그룹으로, 디자이너 부부인 니키 호니슨(Nikki Gonnissen)과 토마스 비더스호번(Thomas Widdershoven)이 설립하였으며  지금도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적 커뮤니케이션(visual communication), 그래픽 아이덴티티(graphic identity), 인터랙션(interaction), 모션 디자인(motion design)  등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토닉의 디자인은 섬세하면서도 대담하고, 체계적이지만 진보적입니다. 그리고 항상 적절한 선에서의 유머러스함 역시 겸비하고 있습니다. 토닉은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시각적 목소리를 제공합니다. 토닉을 이끄는 두 수장, 니키 호니슨과 토마스 비더스호번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기도 한데요. 실험적인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그래픽 디자인의 경계를 탐험하며 독창적인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해가고 있습니다. 특히 니키 호니슨은 현재 AGI(국제그래픽연맹, Alliance Graphique Internationale)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6년 서울디자인재단과 함께 진행한 ‘AGI Open Seoul’을 위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토닉의 디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볼까요? :)

 

현대 시티 아울렛

위 영상 속 알파벳 ‘H’가 익숙하게 느껴지지 않으신가요? 지난 2016년 동대문에 개관한 현대 시티 아울렛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ntity, BI)입니다.

Thonik

© Thonik

토닉에서는 현대 시티 아울렛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이전에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브렌드 아이덴티티도 작업하였는데요.

Thonik

© Thonik

Thonik

© Thonik

오래된 도심인 동대문 근처에 위치한 현대 시티 아울렛은 다른 지점보다 더 젊은 분위기의 지점입니다. 화려한 현대식 건물인 백화점과 전통적인 건축물인 동대문이 서로 근처에 위치하여 각자의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디자인에 있어 서로 충돌하는 면도 있는데요. 하지만 토닉은 여기에서 유사함을 발견했습니다.

동대문

© 2006–2016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동대문에는 화려한 단청무늬의 색들이 짙은 녹색의 지붕 밑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습니다. 아울렛 건물에서는 네온 불빛들이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었던 것인데요. 토닉은 이를 활용해서, ‘H’를 네온 불빛처럼 화려하게 디자인하고 글자의 주변은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현대 시티 아울렛의 정면 유리 파사드의 어두운 바탕과 화려한 글자 색의 조화, 한국적인 특징과 아름다움이 느껴지시나요?

현대백화점의 비주얼 아이덴티티와 동일한 알파벳 ‘H’를 사용하면서도, 현대 시티 아울렛만의 특성을 담은 디자인인데요. 그렇다면, ‘토닉’은 이전까지는 어떠한 디자인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을 수 있었을까요?

 

네덜란드 사회당(Dutch Socialist Party, SP) 브랜딩

Thonik, SP

© Thonik

사실, 토닉이 이렇게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바로 ‘네덜란드 사회당(NU SP, 지금은 SP, Socialist Party)’의 브랜딩 작업이었습니다.

토닉은 주로 문화관련 분야에 있는, 미술관이나 예술가 같은 다양한 고객들을 위해 작업했습니다. 예술가와 디자이너들은 규칙에 구속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일을 한다는 비슷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래픽 디자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디자이너로서, 정치와 관련된 무언가를 해야한다고 느꼈다고 합니다.

그러던 2002년, 핌 포르타윈(Pim Fortuyn)이라는 영향력 있는 우파 정치인이 좌파 운동가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살인사건을 보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런 식으로 살해사건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무엇인가를 하고 싶었고, 사회당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사회당이 좌파라는 것을 떠나서, 대중과 정치 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SP

image by Jarig Bakker

위의 로고는 사회당의 옛 로고입니다. 위와 같이 토마토를 던지는 형태의 상징을 갖고 있었는데요. 본래 사회당은 모든 것에 반대하는 소규모 당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 당이 점점 성장하면서, 이러한 아우성만 전달하는 것으로는 한계를 느끼고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2005년 선거를 앞두고, 토닉에 새로운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의뢰하게 됩니다. 그리고 원래의 토마토에서, 긍정적이고 영양분이 많아보이는 별이 달린 토마토로 디자인하였습니다. 또한 잘 알아볼 수 있는 헬베티카(Helvetica) 폰트로 글자 SP를 포인트로 하고, 별이 달린 토마토와 함께 사회당의 새로운 상징을 만들어냈습니다.

Thonik, SP

© Thonik

선거 캠페인 중, 윱 판 리스하우트(Joep van Lieshout)가 위와 같은 수프 익스프레스(soup express)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이동 가능한 수프 키친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토마토 수프를 나누어주며 토마토를 던지는 이전의 컨셉에 대한 부정적이었던 의견을 긍정적이게 바꾸어내는데 성공합니다.

Thonik, SP

© Thonik

NU (지금) SP (사회당) 이라는 뜻의 위와 같은 SP 포스터는 4글자의 인쇄 시스템의 진수을 보여주었으며, 상징이 되어 웹사이트, 영상, 광고 등 멀티미디어 캠페인의 기본을 형성했습니다.

선거 이후에도 토닉은 캠페인팀을 구성하고 있었기에 당 위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요. 어느날 홈케어(homecare, 가정요양)의 전문가인 당의 한 여성이 홈케어 관련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어떤 매체나 방송도 이 문제에는 관심이 없으며, 노인들은 사람들이 쉽게 주목하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대다수가 그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표현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의도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홈케어 정책의 실패를 조명하는 시위 영상을 만들게 된 것인데요. 이 영상에는 80세의 한 여성이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는 영상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홈케어 시스템을 비판하는 나레이션이 나왔습니다. 당시의 홈케어는 매일 노인들의 집에 다른 사람들이 드나드는 시스템이었는데요. 대화를 하거나, 의약품을 전달하거나, 청소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모두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노인들은 약 10명의 사람들을 집안에 들어오게 해야했습니다.  이 영상이 TV에도 방영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벌거벗은 여성이 TV에 나오는 것에 반발했습니다. 미디어에도 큰 파장이 일었습니다. 이렇게 화제가 되자, 문제를 제기했던 홈케어 전문가 위원이 해당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했고 몇 년 후 결국 관련 법안은 개정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화제 속에서, 네덜란드 국민들로부터 그 해 최고의 TV 광고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바로 아래의 광고입니다.

토닉이 사회당을 위해서 로고, 아이덴티티 작업을 하게 된 이유는 아래의 인터뷰를 통해서 더 자세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홀란드 페스티벌(Holland Festival)

Holland Festival

© Thonik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매년 개최되는 국제 공연예술 축제인 ‘홀란드 페스티벌(Holland Festival)’의 로고 디자인도 토닉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2018년 6월 7일부터 7월1일까지 진행되는 올 해 축제에는 한국 국립창극단의 작품 <트로이의 여인들>이 공연될 예정(6/8,9,10)이라 더 기다려지는 축제인데요.

토닉에서 2015년에 스텐실(stencil) 기법을 사용한 ‘HF’ 로고를 디자인했고,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우크라이나, 시리아, 러시아, 중국, 말리 등과 같은 나라들의 작품들도 홀란드 페스티벌에서 소개되면서, 이와 같은 참여국가의 이름도 홀란드 페스티벌 로고와 비슷한 스텐실기법으로 디자인 되기도 했습니다.

Holland Festival

© Thonik

Holland Festival

© Thonik

 

 보이만스 판 보닝언 미술관 (Museum Boijmans van Beuningen)

Boijmans

© Thonik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위치한 보이만스 판 보닝언 미술관(Museum Boijmans van Beuningen)은 쿤스탈(Kunsthal)과 함께 로테르담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관 중 하나입니다. 중세부터 현대까지 거의 모든 시대에 이르는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곳으로, 로테르담에 방문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미술관 중에 하나죠. 이 미술관의 아이덴티티도 토닉의 작품인데요. 두꺼운 글자 안에 3겹의 선이 들어있는 형태로 중립적인 서체에 이름을 세팅한 그래픽 스타일로 만들어 냈습니다. 보통의 브랜딩에서 그러하듯 아이덴티티가 이름에서 표현되는 것이 아닌, 전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표현되도록 한 것입니다. 두껍거나 얇은 선, 색, 패턴들이 다양한 전시 포스터 등에 적용된 것인데요. 위의 사진 속 전시 포스터를 통해서 아이덴티티의 적용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지금도 홈페이지 곳곳에서 여러 겹의 선으로 이루어진 미술관의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16년 11월은 미술관의 아이덴티티 탄생 10주년이었다고 하는데요. 토닉은 이를 축하하며 작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습니다.

Boijmans

© Thonik

 

암스테르담 시(Gemeente Amsterdam)

Amsterdam

© Thonik

Amsterdam

© Thonik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면 세개의 ‘x’가 나열되어 있는 모습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는 도시의 중세시대 방패의 일부였다고 합니다. 그 ‘x’자가 암스텔 강(Amstel river)를 건너는 세 개의 다리를 상징할 수도 있지만, 아무도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역사적인 기원과 더불어 이 표시가 도시 곳곳에 있기 때문에, 모든 시민들은 곧바로 이것이 암스테르담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x’가 나열된 아이덴티티가 암스테르담 시민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었겠죠?

위의 아이덴티티는 2000년에 암스테르담에서 다른 일을 담당하는 50개 이상의 행정 기관들의 로고를 하나의 알아보기 쉬운 디자인으로 통합하고 정리한 작업입니다. 모두 다른 아이덴티티들이 하나의 강력하고 인식하기 쉬운 스타일로 정리되어 있는데요. 토닉과 이든스피커만(EdenSpiekermann)의 협력으로 탄생했습니다.

 


 

아이덴티티와 브랜딩에 있어서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다고 합니다. 로고를 보았을 때 바로 어느 기관, 행사, 단체 등인지가 바로 떠오를 수 있도록 연결되는지 여부가 결정적인 요소일텐데요.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토닉의 작업들은 각 클라이언트에 맞는 적합한 디자인을 통해 정확하고도 잘 연결되는 아이덴티티를 구현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토닉의 작품들은 토닉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디자인의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 멈추지 않고, 사회 속에서 확고히 자리잡아 무엇이 옳고 공정한지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가는,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켜나가는 토닉(Thonik)의 활약을 앞으로도 기대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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